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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이 코로나19 수가 종료…“결국 각자도생, 어쩌란 거냐”
작성자 : 운영자 등록일 : 2023-07-27

‘대안’ 없이 코로나19 수가 종료…“결국 각자도생, 어쩌란 거냐”

 2023. 7. 27



“도대체 어쩌란 거냐.” 정부가 오는 8월부터 코로나19 수가 지급을 중단하고 급여로 검사받을 수 있는 대상도 대폭 축소하기로 하자 의료 현장에서 나온 반응이다. 일반의료체계로 흡수해 진료할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오히려 코로나19 환자를 방치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수가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환자 격리실 입원료와 통합격리관리료는 오는 8월까지만 유지되고 요양병원 격리실 입원료 적용도 중단된다. 코로나19 격리입원 진료 시 산정하는 감염예방관리료와 재택치료 관련 투약안전관리료도 사라진다.

응급실과 분만·수술 정책 수가는 오는 12월까지만 유지한다. 혈액투석 분야도 수가 가산을 200%에서 100%로 인하해 오는 12월까지 지급한다.

코로나19 진단검사는 고위험군과 응급실, 중환자실,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 감염취약시설만 건강보험 적용을 유지한다. 그 외 일반 입원환자나 유증상자 등은 비급여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건강보험 수가 단계적 종료 방안’이 지난 26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되자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코로나19 건강보험 수가 단계적 종료 방안’이 지난 26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되자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각자도생 떠오르는 답답한 상황”

이같은 방안이 건정심을 통과했다는 소식에 코로나19 환자를 보고 있는 의료 현장에서는 한숨부터 나왔다. 코로나19 수가 종료 안을 의결한 “건정심 위원들 전원 사퇴해야 한다”는 격한 반응도 있었다. 코로나19 환자를 일반의료체계에서 진료할 여건은 마련해주지 않고 수가부터 없앴다는 것이다. 이대로면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선별검사가 제한돼 병원 내 감염 확산 우려도 높아졌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27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이렇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환자가 오면 격리해야 하는데 병원이 손해를 감수하고 격리하든지 환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독감(인플루엔자)처럼 관리한다고 하는데 독감도 정부가 유행 경고를 내리기 전에는 검사와 처방에 제한이 있어 의료 현장에서 애를 먹고 있다”며 “고위험군 중심으로 관리한다고 하는데 항상 ‘그레이존(gray zone)’은 존재한다. 고위험군은 아니지만 선별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건강보험을 적용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환자들도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는다”며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정작 검사받는 기회를 대폭 줄였다”고 했다. 그는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에 독감 유행도 지속…“마스크 착용 권고 강조돼야”

세브란스병원 감염관리실장인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는 준비 없이 일반의료체계 전환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 환자를 격리해 관리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대비도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인플루엔자 유행도 지속되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 메시지만 강조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6~22일)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주 대비 35.8%나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는 6개월 만에 4만명대로 올라섰다. 특히 60세 이상 확진자가 늘고 있으며 위중증 환자도 전주 대비 16.4% 증가했다. 인플루엔자 유행도 지속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환자가 3주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25일 개인 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우리보다 빨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를 완화한 유럽 상황을 보면 지난 2022년 인플루엔자 유행이 여름 내내 지속됐고 예년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렇다”며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감염병이다보니 국민들이 얼마나 마스크를 잘 착용하느냐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트윈데믹’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의료기관 선별검사 자체가 없어지는 셈이다. 그리고 마스크 착용 권고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전면 해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의료기관 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강한 메시지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환자실을 1인실로 개편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환자가 코로나19로 진단되면 별도로 입원시킬 곳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력 문제 때문에 모든 중환자실을 전부 1인실로 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호흡기 환자 대상 중환자실만이라도 1인실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 환자도 일반진료체계에 포함될 수 있다”며 “의료기관들이 중환자실을 1인실로 개편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청년의사(http://www.docdocdoc.co.kr)